관리자
202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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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업단지부터 인재양성까지···
대전 나노·반도체산업 새로운 날개를 달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을 꼽을 경우 석유화학, 섬유, 조선,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산업이 언급되는 가운데 ‘반도체’ 산업을 1순위로 꼽는 경우도 많다. 특히 디스플레이가 들어가는 가전제품의 발달과 함께 PC와 핸드폰이 빠르게 보급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반도체산업에 떼놓을 수 없는 짝꿍이 있으니, 바로 나노산업이다. 2000년대 초 나노산업이 주목받으며 ‘국가나노기술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됨에 따라 나노·반도체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또한 최근 차세대 시스템 반도체, 팹리스 반도체, 미래 이차전지 등이 더욱 주목받으며 미래 먹거리로써 국가차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전시는 4대 핵심전략산업으로 나노·반도체산업을 선정하고,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 허브를 조성해나간다는 비전을 밝혔다. 이번 D-Insight는 대전의 나노·반도체산업을 살펴보며 미래의 그림을 함께 그려본다.
◆ 우수한 기술력 바탕 ‘센서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 주목
대전은 국내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국가연구인구인프라 절반이 모여있다. 대전의 가장 큰 장점인 연구기관이 집적되어 있다는 점이 나노·반도체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대덕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집적된 우수한 나노·반도체산업 분야 기술력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나노종합기술원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나노·반도체 분야에 우수한 연구성과를 도출하고 있다. 나노종합기술원은 8인치와 12인치 공정을 위한 공정라인을 갖추고 있어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정 및 분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테스트베드로써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1989년 4M 메모리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경험이 있으며 6인치 공정을 연구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현재 화합물 반도체, 인공지능반도체 개발 등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세계 최초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 한국기계연구원을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의 연구기관이 반도체 분야 연구에 힘쓰고 있다.
기업은 2021년 기준 총 130개 기업이 대전에 위치해 있다. 특히 반도체산업은 다른 4대 핵심전략산업과 비교 시 대전이 보유한 특허 중 기업의 점유율이 바이오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분야다.
전국적으로 전공정 장비·부품, 반도체 제조 분야에 많은 기업들이 종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해 대전은 센서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센서 반도체 분야에선 레이트론, 개마텍, 위드텍, 아스텔 등 16개 기업이 있으며, 차량용 반도체는 한온시스템, 블루텍, 인포카 등 12개 기업이 관련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엘엑스세미콘이 대전 반도체기업의 주요 매출규모를 담당하고 있으며, 비메모리 설계 기술 분야에도 투자하고 있다. 다양한 기업이 활약하고 있는 가운데 전공정 장비·부품 분야에선 비전세미콘, MKS 파워솔루션, 디엔에프, 젬벡스앤카엘이 연이은 성장세를 보여줬고, 후공정 장비·부품 분야에선 알피에스, 인텍플러스, 커미조아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 국가산업단지 선정, 부족했던 부지와 클린룸 해결
상대적으로 아쉬운 점은 바로 공간이다. 많은 기업들이 아쉬운 점으로 입주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꼽는다. 특히 나노·반도체산업의 경우 제조공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산업용부지가 필요하다. 또한 대기업 유치에 있어서도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해결책이 등장했다. 지난 3월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에 선정되며 교촌동 일원을 중심으로 5,296㎡(160만 평) 규모의 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2030년 준공을 목표로 하는 가운데 대전시는 신속예타와 개발제한구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준공시기를 더욱 앞당기고자 한다.
교촌동 일원에 들어서게 될 국가산업단지.
국가산업단지는 각각의 세부분야별로 특화구역을 구분해 설계캠퍼스, 제조캠퍼스, 교육캠퍼스, 소부장 집적단지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특히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표한 한국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 역시 국가산단 계획에 포함되어 있다. 대전시는 이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KAIST와 기본구상 및 타당성 검토 기획을 진행 중이다.
또한 국가산업단지에는 클린룸 구축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클린룸은 온도와 압력, 습도 등이 필요에 따라 제어되며, 먼지와 같은 이물질의 발생 및 유입을 최소한으로 줄인 공간이다. 민감한 반도체 연구 및 제조 공정을 위해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하는 공간이다.
그러나 클린룸은 초기 구축비용이 많이 소요되기에 중소기업에선 이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공동활용 클린룸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시간 및 공간의 제약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술혁신 활동에 제한이 있기 마련이다. 이번 국가산업단지에 클린룸이 포함되며 많은 기업들의 연구 및 제조 활동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대전 출신 우수한 반도체 인력이 등장한다
또 하나의 핵심은 바로 ‘인재양성’이다. 반도체산업은 4대 핵심전략산업 내에서도 국내 대기업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인재의 이동이 쏠려있는 형태다. 이러한 흐름을 바꾸기 위해선 대전 소재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임과 동시에 우수한 인재들을 더 많이 양성해야 한다.
대전은 KAIST와 충남대, 한밭대를 비롯해 총 15개 대학이 반도체와 관련된 학과를 운영하거나 교육을 연계하고 있다. 특히 KAIST의 ▲반도체공학대학원(연간 석·박사 45명) ▲인공지능반도체대학원(연간 석·박사 30명) ▲양자대학원(연간 석·박사 30명)과 충남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연간 학사 100명) ▲반도체특성화대학(연간 학사 500명), 한밭대학교 ▲반도체 조기취업형 계약학과(연간 석사 20명) 등 6개 인재양성 사업이 선정되며 5년간 1,615억 원의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또한 고급인력 창업지원을 위해 설계자동화툴 지원 및 반도체설계교육센터를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이론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실무중심의 교육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고, 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고자 한다. 기업 경쟁력이 높아짐에 따라 새로운 신규 인재들이 다시 대전의 반도체기업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 2월 반도체 인재양성협의회가 출범했으며, 대전 반도체 인재양성 업무협약을 비롯해 반도체 관련 업무협약 7건을 진행했다. 또한 반도체산업 육성조례도 제정됐으며, 이에 맞춰 3월 반도체 인재양성 추진계획이 수립됐다. 대전시는 이러한 협력체계 및 제도를 기반으로 향후 로드맵에 맞춰 지속적인 기업지원 및 인재양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