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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alkS - 24.7. Vol.11] (D-SPECIAL) [인터뷰]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신임 원장 "대전은 원석(과학기술)이 많은 곳, DISTEP이 보석(산업)으로 바꾸는데 기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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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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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은 원석(과학기술)이 많은 곳, DISTEP이 보석(산업)으로 바꾸는데 기여할 것"

[인터뷰]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 신임 원장

 

기업가정신으로 무장, 과학기술 시민 체감하도록

“DISTEP 기획 기능 강화해 명실상부한 싱크탱크로”    

 

"민선 8기 들어와 모든 분야에 걸쳐 대전에 많은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다. 연구단지의 우수한 기술력을 갖고 기업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땅, 돈, 사람이 필요한데 그것들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다. 교촌, 안산, 원촌, 평촌 등의 새로운 산단이 조성되고 있고 기업에 있어 피와 같은 돈맥의 흐름이 대전시가 출자한 대전투자금융의 설립으로 원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역 19개 대학에서 배출되는 인력도 대전시만이 가지고 있는 풍부한 자원이다. 이러한 대전의 우수한 인프라는 국내외 글로벌기업들이 협업하기에 더할 수 없이 좋은 여건을 만들고 있다. 때맞춰 글로벌 빅파마인 머크를 비롯한 SK온, LIG넥스원 등 국내외 대기업들이 대전에 진출하고 있고 다른 많은 기업들이 대전에서의 성장을 엿보고 있다고 한다. 대전시에게는 절호의 기회이다. 대전시가 개청한 이래 이러한 기회가 있었을까? 대전엑스포를 비롯해 기회는 있었지만 낚아채지 못했다. 이번에 DISTEP은 대전의 원석(과학기술)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산업)으로 만들어 대전이 한국을 넘어 글로벌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일류경제도시가 되도록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이동한 대전과학산업진흥원(DISTEP) 원장은 대전의 강점과 특성을 명확히 짚으며 "과학기술에 기반한 대전의 경제 성장을 토대로 더 나아가 한국의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 4일 임명돼 취임 3주 차를 맞는 신임 기관장이다. 그럼에도 빠르게 대전시의 전반을 파악하고 기관의 역할과 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가 이처럼 빠르게 대전의 강약 부분을 꿰뚫게 된 비결은 그의 공직생활 이력을 살펴보면 금방 고개가 끄덕여진다. 

 

이번 D-Special에선 신임 이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삶의 궤적과 대전시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는 DISTEP의 원장으로서 앞으로 계획을 들어보았다. 

 

 

◇ 새로 생기는 부서마다 스카우트 당하며 쌓은 현장의 경험

 

이동한 신임원장은 대전시청 주요 부서를 비롯해 대덕구 유성구, 중구 등 3개 지역구 부구청장을 역임하며 

대전시의 이야기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이 원장은 현 세종시의 전신인 연기군 금남면에서 태어나 대전의 현암초·중앙중·남대전고를 거쳐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유공가스(현재 SK가스)에 취업한다. 하지만 근무 2년 만에 사표를 썼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아버님이 철도공무원이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공익적 가치를 인생 살아가는 삶의 가치관으로 삼게 됐는데 그 당시 한국의 기업문화에서는 실현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고민 끝에 퇴사 후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퇴사 당시 그의 나이는 30세였다. 나이도 늦었지만 경영학 전공인 그에게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려 보니 2차 시험과목 중 경제학을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한 번도 대학에서 배우지 않은 분야로 새롭게 공부해야 했다(웃음). 4년간 공부해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1997년, 제3회 지방고등고시(행정)에 합격하면서 공직에 입문했다. 이듬해 발령받으며 비교적 늦은 나이인 34세에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첫 발령지는 대전시 중구청 총무과. 대기업 출신의 늦깎이 공무원이었던 그는 그동안 응축됐던 열정을 곳곳에서 분출시켰다. 

 

1998년 6월 행정서비스헌장제가 국내에 도입되며 기초자치단체별로 헌장 만들기에 집중했다.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경진대회가 열렸는데 당시 이 원장은 대전시 중구 경진대회 준비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됐다. 결과는 전국 250여 개 참가 자치단체 중 3등. 뜻밖의 성적에 언론에도 보도됐다. 이때부터 그의 공직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대전시, 유성구 등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오며 아직 가보지 않은 길, 새롭게 시작하는 부서는 그의 차지가 됐다. 일복은 덤으로 따라왔다.

 

2001년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밀집된 유성구는 처음으로 관광과학실을 신설했다. 그리고 당시 이병령 유성구청장은 '중구청 총무과에 있는 지방고등고시 출신 수상자'로 소문이 난 그를 첫 실장 적임자로 스카우트했다. 그는 과학문화가 생소했던 시기에 과학과 관광을 엮으며 과학문화의 물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4년 벤처 어게인 붐이 일면서 대전시도 벤처 지원 부서를 신설하고 담당자 물색에 나섰다. 하지만 벤처 버블이 광풍처럼 휩쓸고 지난 뒤라 선뜻 지원하는 공무원이 없었다. 이번에도 적임자로 그가 물망에 올랐다.

 

이 원장은 "당시 대전시 벤처지원팀장은 일도 많고 여러 명이 안 좋은 일로 그만둔 사례가 있어 인식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벤처지원팀의 인기가 없었다"면서 "당시 동장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바로 대전시 벤처지원팀장으로 발령이 났다(웃음). 그곳에서 대전시 전략산업 육성과 대전테크노파크의 전신인 첨단산업진흥재단 설립에 참여했고 먼후일에는 대전시 경제정책과장으로 일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인 도전에 나선다. 2006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국무총리 산하에서 대통령 산하로 승격되면서 본격 중앙무대로 자리를 옮겨보기로 결심했다. 

 

그는 "권익위가 대통령 산하로 옮기면서 ‘전국의 고시 출신은 다 받는다’는 식으로 지원자격을 풀어 대전시 공무원 자리를 그만두고 옮겼다. 다들 사무관 자리를 공짜로 던지고 간다며 의아해 했다"며 "권익위에서 서기관으로 승진하면서 행안부로 옮기고 유학도 다녀왔다. 복귀 후 국무총리실의 기획총괄정책관실로 파견 발령이 났다. 당시 맡은 임무는 총리님 주재 국무회의로 “총리님 인사말씀을 준비하기 위해 18개 부처의 정보를 추리고 추려 한 페이지로 요약하였는데 때때로 밤을 새우기도 했다"면서 당시를 돌아봤다. 갈고 닦은 실력은 그를 새로운 길로 이끌었다. 이 원장은 공무원으로서 지난해 늦깎이 시인으로 등단까지 했다. 

 

그가 대전시 구청 세 곳과 대전시청의 지방공무원과 권익위, 행안부, 총리실 등의 국가공무원을 두루 경험하면서 느낀 것은 혁신의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혁신창업가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다. 현장과 부딪히며 체감한 기업가정신은 중요한 그의 자산이 됐다. 이 원장은 "기업가정신은 미래를 예측하는 진취성, 미래를 준비하는 혁신성,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위험감수성을 의미한다"면서 "기업가정신은 글로벌화, ESG경영을 위해 기획자, 연구자에게도 필요한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2014년 그는 연로하신 부모님의 건강 악화로 본의 아니게 대전시로 내려오게 되었다. 이후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건설본부장, 보건복지국장을 지냈다. 그가 보건복지국장을 맡았던 시기는 코로나19가 확산되며 막중한 업무와 책임감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또 대덕구, 유성구, 중구 등 3개 구의 부구청장직을 지내기도 했다. 3개 구의 부구청장직을 지낸 일에 대해 그는 전례 없는 경험으로 대전 전반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회했다.

 

그는 "그동안 여러 보직, 담당을 했지만 일이 많아 어려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면서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경험도 아니고 그런 시간들이 모아져 DISTEP에 이르게 되었다고 했다. DISTEP의 역할, 방향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공직을 시작한 이곳에서 다시 헌신할 수 있게 돼 영광스럽고 책임감도 크게 다가온다"고 자평했다.

 

 

◇ DISTEP은 대전의 싱크탱크(Think Tank)

 

"대전의 싱크탱크로서 우주·항공, 바이오·헬스, 나노·반도체, 국방 등 기존 4대 핵심전략산업에 양자와 로봇을 더한 ‘ABCD+QR’ 전략산업이 국가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 기능을 강화하겠다."

 

이 원장이 보는 대전의 잠재력은 과학기술이고 단점은 여전히 시민들의 체감지수는 낮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DISTEP이 이를 잘 엮어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로 보여야 한다고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이 대전에 좋은 기회라고 진단했다. 이미 성과를 내고있는 바이오기업과 최근 대전시가 바이오특화단지로 선정되면서 기반, 역량도 갖췄다고 봤다.

 

그는 "과학, 산업, 기업 육성을 위해 시의 예산이 투입되지만 투자 성과에 대한 진단 체계는 미흡한 게 사실"이라면서 ”조만간 대전시가 성과진단에 대한 자체 방침을 수립하면, DISTEP은 그동안 자체 기획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구축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과진단 체계를 구축하여 하반기부터 시범 운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장의 목소리도 집중해 들을 예정이다. 대전시, 출연연, 대학 등의 전문가, 기업과 창업가의 목소리 청취에 나설 예정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오픈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과거 스웨덴 룬드대학교에서 유학할 당시 산·학·연·관들의 활발한 교류, 네트워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아이디어를 가진 이들이 벽 없이 오픈된 공간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소개하면 엔젤투자자나 투자사들이 모이고, 정기적 모임이 열리며 오픈 이노베이션이 자연스럽게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룬드대학교에서 2023년 노벨화학상을 배출했는데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대전에서도 기관별로 정기적인 모임이 있는 것으로 안다. DISTEP은 오픈된 공간에서 전국을 대상으로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네트워킹할 수 있는 고대 로마의 원형경기장 같은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를 하나 만들고 싶다”면서 “무대에서 한 사람이 이야기하면 관중석에서 누구나 들을 수 있게 말이다. 이런 모임들 이외에 인문학, 클래식을 더한 과학과 문화예술의 융합도 이뤄지도록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내부 구성원의 연구 집중화도 강화키로 했다. 기획 역량, 전문성 강화를 위해 연구진이 연구에 집중토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를 통해 DISTEP의 고유 미션인 기획, 평가, 조정 역할들이 자리 잡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그는 “25년간 수많은 행정 업무 속에서 딱 두 가지 키워드를 항상 명심했다. 하나는 현장, 하나는 속도다. 지금의 대전은 대덕특구 반세기만에 진짜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있는 때를 맞이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힘을 모아 푸시해야 한다. 그래야 대전이 불꽃을 피울 수 있다”며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현재 대전시 상장기업이 57개인데 2030년이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이 한국의 과학도시를 넘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일류경제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DISTEP이 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동한 신임원장은 현장과의 호흡을 통해 

DISTEP의 싱크탱크 역할을 공고히 다져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