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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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핵심전략산업 특허 트렌드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산업계 각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속도전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경쟁구도가 심화됨에 따라 과거 단순하게 생산량을 확보했던 것과 달리 다른 경쟁사보다 우수하고 특색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특허’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제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핵심기술들의 특허를 확보함으로써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받고, 이를 기반으로 시장의 영향력을 넓혀가는 흐름이 이제는 필수적인 절차로 자리 잡았다.
이번 D-Report에선 주요 산업분야들의 기술동향과 함께 특허동향을 살펴보며 주요 선진국과 선도 기업들의 움직임에 주목해본다.
◆ 중국의 압도적 달 탐사 특허···그리고 달 그 너머를 향한 연구
지난 9월 중국 과학원 국가천문대, 항천과학기술그룹 등이 중국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가져온 달 뒷면의 토양 샘플 연구결과를 내셔널 사이언스 리뷰(National Science Review)에 발표했다. 기존 달 앞면 토양이 현무암이 주를 이뤘던 것과 달리 이번 뒷면 토양은 사장석, 휘석, 유리 등 비현무암 물질이 다수 포함되며 주목을 받았다.
2013~2022년 달 탐사 기술 특허출원 동향.[사진=첨단전략산업 글로벌 기술동향과 특허(’24.9)]
미국 역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가동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다누리 발사에 성공하며 달 탐사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지만, 특허에 있어선 중국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은 무려 1,502개의 달 탐사 관련 특허를 출원했다. 10년간 전체 특허 수의 약 87%에 이르는 숫자로 상위 5개국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특히 2020년부턴 매년 200개가 넘는 관련 특허가 출원되고 있어 향후 달 탐사의 핵심국가로 꼽힌다. 미국과 일본은 각각 89개, 38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절대적인 출원 숫자는 중국에 비해 적지만 해외특허비중이 70.8%, 39.5%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해외특허비중이 2.5%에 불과한 중국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기간에서 2016년 5건, 2017년 1건, 2018년 5건, 2022년 2건을 제외하고 관련 특허 출원이 없다. 상위 5개국 중 유일하게 연평균 증가율이 감소하는 형태다.
또 다른 우주 강국인 러시아의 경우 북한과의 기술 협력 정황이 포착됐다. 국정원은 북한이 지난 2023년 11월 하이드라진(UDMH) 연료․사산화이질소(N2O4) 산화제 조합 1단 엔진으로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한 이후 단 6개월만에 신형엔진을 적용했으며, 이 과정에 사용된 액체산소·케로신 연료 엔진이 러시아의 엔진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는 군사정찰위성의 수준이 실전화 직전 단계까지 급진전함은 물론, 향후 위성 기술 개발에 있어서도 가속화가 됨을 의미한다.
액체산소·케로신 연료 로켓엔진 분야의 경우 중국이 2013~2022년 동안 330개의 관련 특허를 출원하며 약 5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고 있고, 러시아가 23%(142개)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를 시계열로 분석하였을 때 상황이 역전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2013년 당시 1위는 러시아였지만 특허 출원의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으며, 반대로 중국은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10년 동안 러시아는 연평균 –17.7%의 성장세를 보였고, 중국은 34.6%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 뒤를 따르고 있는 3위는 미국이다. 미국의 경우 점유율은 9%(59개)에 불과하지만 해외 특허가 67.8%라는 점에서 자국 특허 중심인 중국과 러시아와 차이를 보인다. 우리나라는 뒤를 이어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 출원을 기록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경우 출원인(기관) 기준으론 전 세계 6위에 해당하는 우수한 면모를 보였다.
수많은 로켓과 위성이 발사되고 있는 가운데 우주쓰레기를 제거하는 특허들 역시 주목받고 있다. 우주쓰레기 제거 기술 특허의 경우 2013~2022년 동안 중국(59%), 미국(15%), 러시아(9%) 순으로 특허출원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주목해야할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은 6%(118개)로 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연평균증가율이 18.7%에 이른다. 중국이 19.2%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0.7%, -9.4%로 정체 및 감소하고 있어 일본이 빠르게 격차를 좁히고 있다. 또한 일본은 해외특허비중이 78.8%로 69.4%인 미국보다도 높은 상황이며 향후 글로벌 기술 특허 측면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 바이오헬스산업, 해외특허 출원 必
바이오헬스산업은 특허가 갖는 영향력이 가장 강한 산업 중 하나다. 특정 질병에 대한 치료제 기술 특허를 확보할 경우 시장을 독점하며 얻게 되는 이익의 규모가 막대하다. 때문에 핵심기술을 보유한 신진기업에 대한 인수합병도 활발하다.
대표적으로 항체-약물결합체(ADC) 기술의 특허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2002년부터 2021년까지 20년의 특허출원은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을 보여줬다. EU가 51.6%, 미국 45.8%, 중국 47.3%, 일본 29.7% 등이며 우리나라 역시 30.2%를 기록했다. 꾸준하게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점유율에 있어서는 지도가 변했다. 2002년 당시 미국은 1,427개의 특허를 출원하며 전 세계 특허의 62.3% 가량을 차지하고 있었지만 2021년에는 34.7%만 차지했다. 이는 EU와 중국의 무서운 성장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은 2002년 특허가 40개에 불과했지만 2015년 처음으로 1,000개를 돌파한 이후 2021년 1,616개를 기록했다. EU는 2002년 223개 수준이었지만 2020년엔 미국과 함께 3,000개를 돌파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9년부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2021년에는 2,925개로 2,720개의 미국보다 높은 특허출원을 기록했다. 또한 이들 특허출원에선 독특한 점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특허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중국(63%)과 우리나라(78.8%)를 제외하고 미국 98.7%, EU 99.8%, 일본 97.5% 등 거의 100%에 가까운 해외특허비중을 보인다. 이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하기에 해외 특허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ADC 분야 국적별 특허출원 동향(주요 5개국).[자료=첨단전략산업 글로벌 기술동향과 특허(’24.6)]
바이오헬스는 인공지능이 발전함에 따라 가장 활발한 접목 연구가 이뤄지고 분야이기도 하다. 특히 신약개발에 있어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함으로써 오랜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것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도 지난 7월 신약개발을 위한 데이터 기반 AI 기술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26개 과제에 대해 348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 바이오·의료 데이터 기반 AI 기술을 특허 측면에서 봤을 때 두드러지는 국가는 우리나라다. 2013~2022년 동안 미국은 꾸준하게 연간 300~500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약 30%의 점유율을 보였고, 중국은 2013년 138개에서 2022년 1,094개로 연간 25.9%의 꾸준한 증가율을 보이며 현재 4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 이외에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는 우리나라다. 우리나라는 연평균증가율 20.6%를 기록하며 11%가량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의 차이점이라면 해외특허비중이 40.6%로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이 있다. 바이오헬스와 AI 모두 성장하고 있는 산업분야라는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바이오·의료 데이터 기반 AI 기술의 성장세가 주목된다.
◆ 글로벌 반도체 패권의 중심 TSMC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산업의 경우 최신 기술의 특허가 더욱 민감하다. 미국은 지난 6월 중국을 겨냥해 차세대 반도체 핵심기술의 유출을 막고 통제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인 핀펫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고 알려진 GAA(Gate All Around) 기술이 포함된다. 파운드리 기업 중 삼성전자가 지난 2022년 유일하게 3나노 공정에 GAA 기술 상용화에 성공해 반도체를 양산하고 있고, 2세대 기술 업그레이드도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1년부터 2022년까지 GAA 관련 특허는 꾸준하게 증가한 가운데, 미국이 전체의 50%가량의 특허를 출원했다. 다만 주목해야할 점은 TSMC의 존재다. 국가별 특허의 총합은 미국이 더 많지만, 단일 출원인으로는 TSMC가 가장 많은 수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TSMC는 2011~2023년 동안 주요 선진국 중 미국에서만 288개 특허를 출원하며 글로벌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기업으로서의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 고대역폭메모리(HBM) 특허출원인 동향.[자료=첨단전략산업 글로벌 기술동향과 특허(’24.9)]
또 다른 핵심기술로 꼽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High Bandwidth Memory) 역시 미국의 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 HBM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수출 규제 동참을 강력히 요청한 바 있다. 특허적인 측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성장이 돋보인다.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동안의 HBM 특허 중 30%를 대한민국이 점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25%), 일본(20%), 중국(14%), 대만(8%) 등과 비교하면 비교적 고른 분포라고 할 수 있지만, 과거 5년 대비 최근 5년의 점유율이 16%에서 37%로 두 배 이상 상승한 점이 눈에 띈다. 즉 기존 특허의 점유율이 높았던 일본과 미국의 성장이 더뎠던 사이 대한민국이 빠르게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출원인 1, 2위를 각각 기록하고 있으며, 두 핵심 기업을 중심으로 향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
◆ 초전도 방식 IBM&이온트랩 방식 아이온큐···양자컴퓨팅 기술은 미국 주도
대표적인 차세대 기술이자 각 국가의 전략기술로도 손꼽히는 양자분야는 양자컴퓨팅 기술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2013~2022년의 특허통계를 살펴볼 때 미국이 52%의 점유율로 가장 앞서고 있고, 중국이 27%로 뒤를 따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동일 기간 내 양자컴퓨팅 기술을 방식별로 살펴보면 초전도 방식 특허의 경우 중국과 미국이 양분하는 형태다. 오히려 중국이 46%로 40%인 미국에 비해 소폭 앞서고 있다. 중국과 미국 모두 18.1%, 25.5%라는 연평균증가율을 보이고 있어 향후 초전도 방식 양자컴퓨팅 기술 분야는 더욱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온트랩 방식 양자컴퓨팅 기술은 미국이 72%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미국은 2013~2017년까지 1~3개의 특허만을 출원하다가 2018년 20개로 처음 두 자리수를 기록한 뒤 2019년부터 57개, 60개, 66개, 61개를 출원하며 독주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총 273개 이온트랩 특허 중 131개를 아이온큐(IONQ)가 출원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아이온큐는 최근 양자컴퓨팅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오류를 수정할 수 있는 ‘클리포드 노이즈 감소(CliNR)’ 기술을 발표하며 단기 양자 시스템에서 대규모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을 받았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삼성전자가 양자컴퓨팅 관련 기술특허를 가장 많이 출원했지만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같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KAIST, 고려대, 경희대, 서울대 등 대학교에서도 관련 특허가 상당수 출원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참고문헌
특허청(2024). 첨단전략산업 글로벌 기술동향과 특허(’24. 6.~’24. 9.)
-’24. 6 : https://blog.naver.com/hikista/223532971224
-’24. 7 : https://blog.naver.com/hikista/223580602461
-’24. 8 : https://blog.naver.com/hikista/223588688392
-’24. 9 : https://blog.naver.com/hikista/223622828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