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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alkS - 23.9. Vol.4] (D-Insight) 민간 커뮤니티에서 혁신 클러스터까지 대전 바이오헬스 산업생태계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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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 등록일

    2023-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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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7

민간 커뮤니티에서 혁신 클러스터까지

대전 바이오헬스 산업생태계의 비결은?

 

국가와 도시의 발전사를 이야기할 때 '산업'은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주력산업에 따라 성장속도, 경제규모, 인구증감 등에 있어 모두 다른 특성이 나타나고, 동시에 미래 성장가능성까지 예상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전쟁 이후 중화학공업을 중심으로 유래 없는 빠른 성장을 보여줬다. 정부주도의 산업 발전전략이 수립됨과 동시에 이를 과학기술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부출연연구기관들이 설립됐다.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을 대표하는 '대덕연구개발특구'가 대전에 자리를 잡았다.

 

대전은 흔히 '과학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과학기술에 기반한 첨단산업의 도시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대전시 민선8기가 4대 핵심전략산업으로 선정한 바이오헬스, 국방, 우주, 반도체 산업분야가 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바이오헬스 산업은 고령화시대가 도래하고, 건강한 삶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산업이다. 이번 D-Insight는 대전의 바이오헬스 산업을 분석하며 특징과 경쟁력을 살펴본다.

 

◆ 국내 최대 민간 바이오클러스터, 핵심은 ‘기술력’

 

정부출연연구기관과 KAIST가 위치해 있는 대덕연구개발특구.[사진=대전시]

 

우리나라 바이오헬스 산업 클러스터는 크게 정부주도형과 지자체조성형, 그리고 자생형으로 구분된다. 정부주도형은 첨단의료단지법에 근거해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되고,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오송과 대구·경북이 이에 해당한다. 

 

지자체조성형의 경우 지자체가 지역 특화산업 육성 및 발전을 목표로 기업 유치와 지원기관을 설립한 형태다. 대표적으로 인천 송도와 판교, 광교가 있다. 지자체조성형은 해당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되는데, 인천은 산업시설 용지 재배치를 통해 국내 대형 바이오기업들이 자리잡으며 성장했고, 판교와 광교의 경우 테크노밸리와 신도시 발전이 연계되며 산업생태계가 조성됐다.

 

자생형은 바이오헬스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산업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지자체의 지원이 더해져 규모를 갖추게 된 경우다. 대표적으로 대전과 원주가 있다. 두 도시는 모두 R&D가 활발하게 진행되며 바이오헬스케어협회와 원주의료기기테크노밸리라는 별도 조직이 자체적으로 설립돼 운영이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대전의 민간주도 바이오클러스터는 기업 간 네트워크가 핵심이다. 1996년 유성구 전민동 일대 바이오헬스기업 15개를 중심으로 형성된 '대덕바이오커뮤니티'를 시작으로 꾸준한 네트워킹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커뮤니티에선 최신 바이오헬스 분야 기술 및 산업 동향에 대한 정보부터 일상적인 근황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공유하며 네트워크를 다져왔다.

 

대전 바이오헬스 유관기관 및 기업을 나타낸 계통도.[사진=바이오헬스케어협회 제공]

 

이후 커뮤니티에 참여기업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짐에 따라 2015년 '바이오헬스케어협회(Bio-Healthcare Association, 이하 BHA)'가 정식으로 출범했다. BHA는 단순 정보공유를 넘어 교류회, 투자포럼, 회원사 투어 등의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투자조합을 통해 후배 기업 양성을 위한 펀드를 운영하는 등 대전의 바이오헬스 산업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민간 주도의 자생적 클러스터로서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우수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데에 있다. 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를 시작으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출신의 바이오벤처 창업 기업이 탄생했다. 대표적으로 제노포커스, 펩트론, 안지오랩이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2000년 바이오벤처센터, 2017년 바이오이노비즈센터 등을 차례로 개소하며 바이오헬스기업에 입주공간 지원부터 애로사항 지원, 기술지원 등을 꾸준하게 이어오고 있다.

 

LG생명과학(現 LG화학) 출신의 활약도 돋보인다. LG생명과학에서 오랜 시간 몸담은 전문가들이 기술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전에서 창업했다. 대표적으로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알테오젠, 지투지바이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오름테라퓨틱 등이 있다. 

 

대전테크노파크 BIO융합센터가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온 역할도 크다. 창업기업들을 대상으로 바이오벤처타운의 입주공간과 공용장비를 지원함으로써 기업들의 성장에 기여했다. 또한 지속적인 지원사업 및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으며, 현재도 다수의 기업이 BIO융합센터 안에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 대전 바이오헬스 산업의 요충지 

 

대전 바이오헬스 산업은 공간적인 측면에서도 산업 클러스터의 모습을 갖춰나가고 있다. 먼저 단계별 구축 및 활성화를 시작한 곳은 둔곡·신동지구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서 둔곡지구는 산업·연구용지와 주거·상업용지로, 신동지구는 연구용지로 구분된다.

 

지난 2021년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1호로 둔곡지구에 입주한 데 이어 이앤에스헬스케어, 큐로셀, 비욘드바이오가 입주했으며, 와이바이오로직스, 지노믹트리, 제노포커스, 펩트론, 바이오큐어팜, 오름테라퓨틱 등이 둔곡지구에 차례로 입주할 예정이다. 신동지구엔 바이오오케스트라 약물전달체 생산공장이 들어선 데 이어 알테오젠, 파멥신, 인코스팜 등이 입주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9월 7일 첨단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 조성계획을 발표하는 이장우 대전시장.[사진=대전시]

 

지난 9월 7일 발표된 '대덕특구 혁신환경 조성 선도사업'에는 '첨단바이오메디컬 혁신지구 조성사업'이 포함됐다. 기존 하수종말처리장이 위치해 있던 유성구 원촌동 일대 12만2,000평(40만4,334㎡)의 부지를 바이오헬스 산업의 요충지로 재탄생시킨다는 내용이다. 대전시는 2025년까지 본계획 수립·예비 타당성조사를 완료한 뒤 2029년 준공을 목표로 조성사업에 들어간다. 사업비는 총 4,515억 규모다.

 

이번 첨단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기업 유치 300개사, 일자리 창출 3만명, 투자유치 3조원 등을 목표로 고밀도 산업단지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연구에서 스케일업까지 가능한 공간으로 정주 환경도 조성함으로써 대전의 바이오헬스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는 ▲첨단바이오 ▲바이오메디컬 ▲바이오서비스 산업 등 3개 분야로 특화 예정이다. 희귀난치성·암정복 실증병원과 KAIST와 글로벌 기업 공동 R&D센터를 유치하고 항노화 우주의학융합센터 건립에도 들어간다.

 

아울러 이곳을 글로벌 국제도시로 만들 수 있도록 외국인 투자 구역으로 지정함으로써 외투단지 확보·외자 유치를 강화를 꾀한다.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하고 비즈니스 컨벤션과 호텔 등을 건립해 대전 마이스 산업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 글로벌 기업 ‘머크’가 바라본 대전의 매력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과의 협력도 주목된다. 지난 5월 3일 대전시는 머크(Merck), 산업통상자원부와 3자 투자협력 MOU를 체결했다. 핵심은 머크의 새로운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시설을 대전에 설립한다는 내용이다.

 

글로벌 바이오헬스기업 머크가 아시아태평양 바이오 공정시설 설립지로 대전을 선택하고 

산업통상자원부, 대전시와 함께 3자 투자협력 MOU를 체결했다.[사진=대전시]

 

글로벌 기업인 머크는 전세계 각 지역에 바이오 공정시설을 설립해 바이오 원부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바이오 원부자재의 해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할 수 있음과 동시에 연구 협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으로서 선정된 점도 의의가 있다. 대전시는 이장우 시장이 지난해 10월 머크 한국 본사에서 임원진 면담을 가진데 이어, 11월 독일 머크 본사를 직접 방문해 마티아스 하인젤(Matthias Heinzel) CEO를 만나 대전시가 가진 강점과 비전을 소개했다. 

 

머크는 시흥시와 대전시 사이에서 후보지 선정을 고민했다. 시흥시는 바이오 전문인력 수급과 접근성에 있어 장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대전이 선정될 수 있었던 데에는 머크가 인프라 측면에서 '인적자원'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꾸준하게 설득해온 대전시의 노력이 있었다.

 

이번 MOU 체결을 통해 대전 지역 바이오헬스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바이오 원부자재를 공급받음과 동시에 협업으로의 확장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 및 KAIST 등과도 연구협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며, 지역경제 활성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유망 바이오헬스기업에 날개를 달다

 

새로운 가능성을 가진 바이오헬스기업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됐다. 대전테크노파크는 지난 6월 27일과 9월 11일 '2023 바이오테크코리아' 행사를 진행했다. 대전지역의 유망 바이오헬스기업들이 참여해 기업소개 및 주요 사업화 기술에 대한 IR 활동을 이어갔다.

 

지난 1회차에는 ▲헬스체크메이트 ▲밀알 ▲스톤랩 ▲페라메드 ▲인게니움테라퓨틱스 ▲미코라파 ▲제이앤씨사이언스 ▲레보스케치 등 8개 기업이 참여했다. 2회차에는 ▲큐피크바이오 ▲밀알 ▲미코라파 ▲인게니움테라퓨틱스 ▲나노메디팜 ▲셀라이온바이오메드 ▲제이앤씨사이언스 ▲아이비스바이오 등 8개 기업이 참여했다.

 

또한 각각의 회차에는 ▲기술보증기금 ▲대덕벤처파트너스 ▲미래과학기술지주 ▲중소벤처진흥공단 ▲로우파트너스 ▲삼익매츠벤처스 등 벤처투자기관 소속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하여 투자에 대한 네트워킹과 함께 전문 컨설팅을 진행했다.

 

지난 6월과 9월 각각 진행된 2023 바이오테크코리아. 

대전시 유망 바이오헬스 기업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오는 11월 3회차가 예정되어 있다.[사진=대전테크노파크]

 

특히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바이오헬스분야 특성상 죽음의 계곡(Death Valley)를 넘기 위한 초창기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많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함과 동시에 더욱 효율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킴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제3회 바이오테크코리아는 오는 11월로 예정되어 있으며, 대전시와 대전테크노파크는 IR 행사를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확대함으로써 투자 유치에 기반하여 지역 기업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고자 한다.

 

앞서 분류한 것처럼 대전의 바이오헬스산업 클러스터는 민간주도로 형성된 산업클러스터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상대적으로 적었음에도 국내 대표 바이오헬스 클러스터로 꼽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우수한 기술력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로는 성장에 있어 여러 가지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재 대전시의 4대 핵심전략산업 추진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체계가 구축되고 있으며, 지역 내 기업·연구기관·대학·병원·지원기관의 협력체계가 견고해지고 있다. 해외와의 연결고리 역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즉, 자생형 클러스터의 특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지자체조성형의 특성까지 더해지는 것이다. 대전 바이오헬스산업의 새로운 모습이 스케치되고 있는 지금, 이를 실제 그려나가며 한 단계 더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