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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alkS - 25.8. Vol.21](D-Special) 세계를 겨냥하는 대전의 국방 반도체 블루칩 '디에스 전자'
  • 등록자

    박지은

  • 등록일

    2025-08-27

  • 조회수

    258

세계를 겨냥하는 대전의 팹리스

국방 반도체 블루칩 ‘디에스전자’

차세대 GaN 반도체 개발 및 설계 주력

AESA 레이다 비롯 최첨단 국방 제품용 반도체 설계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 공식 협력 업체 선정

 

지난 2018년 디에스전자를 창업한 임병옥 대표. 그는 박사과정부터 정부출연연구기관, 국방기업 등을 경험한 국방 반도체 분야 전문가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며 우리가 사용하는 용품들이 전자화되고 고도화되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의 성능이 곧 제품의 성능으로 직결됨에 따라 각 산업에 있어 고성능의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앞다퉈 이뤄졌으며, 이는 국가 차원으로 확대되어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됐다.

 

반도체 산업은 우리나라에 있어서도 의미가 남다른 산업 분야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혁신성장을 이끌며 핵심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 잡은 이후 꾸준하게 각광을 받아왔다. 다만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그동안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력이었던 메모리반도체에서 시스템반도체, AI반도체로 이동함에 따라 발전전략의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함께 주목받는 기업들은 팹리스(Fabless)이다. 팹리스는 생산공장(파운드리) 없이 개발과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의 형태로, 반도체 분야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퀄컴, NVIDIA가 이에 해당한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인텔 등이 파운드리 부분을 정리하고 설계 전문으로 전환하며 더욱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도 팹리스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지만 아직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대전의 한 팹리스 기업이 반도체 산업의 새바람을 몰고 오고 있다. 이번 D-Special에선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팹리스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는 디에스전자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 차세대 반도체 시장의 핵심 ‘GaN’

 

현재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반도체 재료는 실리콘(Si)이다. 도체와 부도체의 성질을 모두 가지고 있고, 내열성과 내구성이 우수하며, 동시에 물량 확보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한편, 기술이 발전하며 이러한 반도체 핵심 재료에도 새로운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디에스전자의 주력인 GaN(질화갈륨)을 이용한 반도체다.

 

GaN 반도체의 가장 큰 특장점은 고출력·고주파·고효율이다. 일반적으로 실리콘반도체에 비해 전력 증폭 성능이 약 1,400배에 이른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높은 전력을 요구하는 전기자동차, 5G 기지국 등에 사용된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분야는 국방분야다. 무기와 탐지체계가 첨단화되며 더 멀리, 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레이다(Radar)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임의의 주파수를 가진 전파를 활용하는 능동형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이하 AESA) 레이더가 최신형 전투기를 비롯해 항공기, 인공위성 등에 활용되고 있다. 

 

임병옥 대표는 “AESA 레이다와 같은 최첨단 장비를 더욱 고성능으로 만들기 위해선 고출력, 고효율의 GaN 반도체가 필요하고, 최신형 무기체계로의 전환이 진행되며 점점 그 수요가 늘고 있다”며 “다만 민감한 영역이다 보니 주요 선진국에선 핵심재료들이 주요 수출 통제 항목에 포함되어 있고, 승인조건도 까다롭다 보니 국산화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에스전자의 GaN MMIC는 차세대 반도체의 핵심 기술이다.[사진=디에스전자 제공]

 

디에스전자는 GaN을 이용해 AESA 레이다에 사용되는 모놀리식 마이크로파 집적 회로(MMIC)를 비롯해 전송 및 수신 모듈(TRM), 고체 상태 전력 증폭기(SSPA) 등에 사용되는 반도체칩 및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특히 국산화에 있어서도 성과가 나타났다. 지난 2021년부터 국내 대기업과 함께 AESA 레이다에 사용되는 GaN MMIC 국산화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내년부턴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임 대표는 “AESA 레이다가 국방분야에서 주류로 자리잡으며 향후 GaN 반도체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국내 국방기업들에겐 비용을 절감하고, 납기도 단축할 수 있는 매력적인 대안으로써 시장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로 향하는 대전의 중소 팹리스 기업 

 

팹리스 기업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과 설계에 특화되어 있다 보니, 핵심이 되는 기술력이 더욱 중요하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경우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임 대표의 경험과 노하우가 빛을 발했다.

 

임 대표는 동국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당시 94 GHz 대역의 반도체 연구를 수행했다. 당시로썬 도전적인 영역에 가까웠다. 이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탈레스(現한화시스템)를 거치며 사업화에 필요한 기술 역량도 쌓았다.

 

그는 국방분야 제품들의 성능을 좌우하는 반도체의 국산화를 목표로 지난 2018년 디에스전자를 창업했다. 당시 국내에선 아직 팹리스가 잘 언급되지 않던 시기이며, 반도체 산업에 있어선 메모리반도체의 파운드리 기업들이 강세였기 때문에 시작은 녹록지 않았다. 

 

임 대표는 “창업 초기 작은 사무실 공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GaN 반도체 설계와 조립에 집중했다”며 “우리들의 기술력엔 언제나 자신이 있었지만, 시장을 설득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임 대표와 직원들의 믿음에 하나둘 결실이 맺어졌다. 항공우주분야에 특화되어 있는 AS9100 품질인증을 획득했으며, 국방기술품질원의 국방 강소벤처 기업 선정, 대전 국방벤처센처 협약 기업, 전력반도체 분야 공급망안정화 선도기업에 선정됐다. 이후 대전테크노파크 국방 스타트업 및 벤처기업 육성지원사업의 우수사례로 선정된 데 이어 총 90억 규모의 투자유치(시리즈 A, B)에도 성공했다. 한화시스템과는 1차 협력업체로서 지속적인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다음 목표는 글로벌이다. 임 대표는 “국방분야는 특성상 극히 폐쇄적이며, 때문에 국내에는 지정된 기업들만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즉 확장의 한계가 존재한다”며 “우리의 제품을 알리고, 시장을 확장할 수 있는 글로벌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된 WDS 2024에 참여한 디에스전자.[사진=디에스전자 제공]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는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이다. 디에스전자는 지난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개최된 ‘WDS 2024(World Defense Show 2024)’에 참여했다. 이 과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방부와 연이 닿게 되어 공식 협력 업체로 선정됐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준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SAUDI ARABIA VISION 2030)’ 중 방산 국산화 부분에서 협력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임 대표는 “GaN 반도체는 수출 통제로 인해 많은 국가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디에스전자의 우수한 반도체 기술력이 확산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